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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자카야 파산 급증…상반기에만 역대 최다 기록한 이유

읽는 시간 약 6분

일본 전통 술집에 불어닥친 폐업 위기

일본의 대표적인 외식 문화 가운데 하나인 이자카야 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고 있다.

물가와 인건비가 동시에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외식·음주 방식까지 달라지면서 영세 이자카야를 중심으로 폐업과 파산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파산한 이자카야 운영업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파산 118건…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

일본 신용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TS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자카야 운영업체의 파산 건수는 118건으로 집계됐다.

1989년부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파산 기업의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사업자였다. 전체 파산 업체 가운데 직원 10명 미만인 영세 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TSR은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전체 이자카야 파산 건수 역시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식재료부터 인건비까지 비용 부담 확대

이자카야 업계가 가장 크게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비용 상승이다.

맥주와 위스키, 일본주 등 주류 가격뿐 아니라 음식에 사용하는 식재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상승하면서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높아진 비용을 그대로 음식과 술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격을 올릴 경우 오랜 기간 가게를 찾던 단골 고객이 다른 매장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판매 가격은 크게 올리지 못하면서 비용 부담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손님은 돌아왔지만 수익성은 회복되지 않아

도쿄에서 소규모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사업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0여 개 좌석을 갖춘 한 이자카야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 이전보다 메뉴 종류를 크게 축소했다. 가격 역시 일정 기간마다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폭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대표 메뉴에 사용되는 일부 수산물 원재료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상승하면서 음식 한 접시를 판매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님이 돌아온 것과 매장의 수익성이 정상화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집에서 술 마시는 소비자도 늘어

소비자들의 음주 습관 변화도 이자카야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퇴근 후 직장 동료나 지인들과 이자카야를 찾아 술과 음식을 함께 즐기는 문화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외식 비용을 줄이고 슈퍼마켓 등에서 식품을 구매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특히 가계 부담이 커질수록 외식보다 집에서 식사와 음주를 해결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번 집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정착되면 다시 예전과 같은 외식 소비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금 정책 변화도 업계에는 변수

향후 소비세 정책 역시 이자카야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식료품에 적용되는 소비세 부담이 낮아질 경우 소비자들이 외식보다 슈퍼마켓 등에서 식품을 구매해 직접 식사를 해결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자카야 입장에서는 식재료를 구매해 직접 조리하고 매장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식료품 가격이 낮아지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높아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외식업체와 패스트푸드에도 밀려

소규모 이자카야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외식업계 내부의 경쟁 심화다.

대형 외식 체인과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서비스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그룹은 이자카야와 로바타야키 시장이 장기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햄버거와 라멘, 회전초밥 등 패스트푸드 분야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외식 소비의 중심이 점차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보다 ‘경험’

그렇다고 이자카야라는 업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하고 술을 많이 마실 수 있는 곳보다는 특정 메뉴나 지역 술, 독특한 분위기처럼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격을 낮춰 경쟁하기보다는 매장만의 대표 메뉴를 개발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리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외식산업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이자카야를 완전히 외면하는 것보다는 이자카야를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 이자카야 업계가 보여주는 변화

이번 파산 증가 현상은 단순히 음식점 숫자가 줄어드는 문제만은 아니다.

원가 상승 → 가격 인상 부담 → 수익성 악화 → 영세업체 폐업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이어지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음주와 외식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본 이자카야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저렴한 가격과 많은 술을 제공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매장을 꼭 찾아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생존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핵심 내용 한눈에 보기

  • 일본 이자카야 운영업체의 올해 상반기 파산은 118건
  •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
  • 파산 업체의 90% 이상이 직원 10명 미만 영세업체
  • 주류·식재료·인건비·임대료 상승이 경영 부담을 확대
  • 외식 대신 집에서 술을 즐기는 소비 형태도 확산
  • 대형 외식 체인과 패스트푸드 업체와의 경쟁도 심화
  •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보다 차별화된 메뉴와 독특한 매장 경험을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보고 있다.
yegyo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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